2026년 하반기 들어 DRAM과 NAND Flash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신규 노트북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rendForce와 Gartner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부품 원가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직접 반영되고 있으며, 전 세계 PC 출하량까지 급감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태 좋은 리퍼·중고 노트북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DRAM·NAND 가격, 4분기 최대 20% 상승 전망
시장조사업체 TrendForce는 2026년 4분기 일반 DRAM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NAND Flash 역시 같은 기간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두 부품은 노트북에서 각각 RAM과 SSD 저장장치로 직접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소비자들이 노트북 스펙표에서 흔히 확인하는 "RAM 16GB, SSD 512GB" 구성의 원가 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AI 서버 수요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TrendForce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고성능 서버용 DRAM 생산에 우선적으로 설비를 배분하면서, 일반 PC용 DRAM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AI 기술이 노트북 내부에 탑재되는 것을 넘어, AI 서버 시장의 팽창이 일반 소비자용 PC 부품 가격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급 구조 재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HBM 생산 라인 전환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며, AI 서버 투자 흐름이 꺾이지 않는 한 일반 PC용 메모리 공급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PC 출하량 22% 급감…소비자 교체 수요도 위축
부품 가격 상승의 여파는 실제 시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관 Gartner는 2026년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한 약 5,540만 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PC 시장에서 나타난 감소폭 중 상당히 두드러진 수치다. Gartner는 그 원인 중 하나로 높아진 메모리·저장장치 비용이 노트북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소비자 구매 부담이 커진 점을 지목했다.
특히 저가·보급형 노트북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군은 이미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부품 원가 상승분을 흡수할 여지가 있지만, 20만~40만 원대 보급형 제품은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고스란히 전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Gartner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PC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이 기존 기기 교체를 미루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트북 제조사들도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메모리와 SSD 가격이 계속 오르면 제조사는 판매가격을 인상하거나, 동일 가격대에서 사양을 낮추거나, 자사 마진을 줄이는 세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TrendForce는 이미 2026년 PC용 DRAM 가격 상승이 노트북 재고 원가에 반영되어 소비자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퍼·중고 노트북, 상대적 가격 메리트 부각
신제품 가격 부담이 커질수록 상태 좋은 리퍼·중고 노트북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리퍼(Refurbished) 노트북이란 반품·전시·소량 사용 후 회수된 제품을 정비·검수해 재판매하는 제품군으로, 신품 대비 20~40%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서 작성, 인터넷 검색, 온라인 강의 등 사무·학습용 용도라면 최신 세대 CPU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아 이전 세대 리퍼 제품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리퍼 전문 유통 플랫폼 TTM(제삼시장)에서는 현재 LG 울트라PC 15U50P, 삼성 NT551XDA 등 사무용 리퍼 노트북을 판매 중이다. LG 울트라PC 15U50P의 경우 외관 상태가 우수한 S급 재고도 확보되어 있어, "최신 초경량 노트북은 필요 없고 책상에 놓고 쓸 실용적인 제품이 필요하다"는 소비자에게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15인치급 화면, 안정적인 문서 작업 성능, 다양한 포트 구성,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이들 제품의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리퍼 제품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가격만 보고 구매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A/S 보증 기간, 배터리 잔존 용량, 화면 불량 여부, 판매처의 검수 기준 등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오래된 제품이라도 현재 필요한 성능 요건을 충족하고 상태와 가격이 균형을 이룬 제품을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지금 노트북을 사야 할까…소비자가 점검해야 할 기준
전문가들은 "부품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모든 소비자가 지금 당장 노트북을 구매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노트북 가격은 부품 원가 외에도 제조사 재고 수준, 소비자 수요, 신제품 출시 사이클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금 안 사면 무조건 더 비싸진다"는 식의 구매 유도는 과장에 해당한다.
그러나 어차피 노트북 구매를 계획하고 있었다면, 현 시점에서는 신제품·리퍼·중고를 함께 비교하는 것이 유리하다. AI PC 기능이나 최신 세대 성능이 반드시 필요한 사용자라면 신제품이 적합하지만, 업무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활용이 주목적이라면 상태 좋은 리퍼 노트북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2026년 4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에서는 "내가 실제로 필요한 성능이 어느 수준인가"를 먼저 정한 뒤, 그에 맞는 제품군을 넓게 탐색하는 소비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